고려 광종, 왕의 길을 걷다

  • 등록 2025.03.10 15: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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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종, 왕의 길을 걷다

 

검은 눈을 번뜩이며 세상을 품에 안은 한 사내가 왕좌에 앉았다. 그의 이름은 광종, 고려 제4대 왕. 그는 왕건의 손자였고, 강한 왕이었다. 그러나 강함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고려를 다듬어야 했고, 그 자신도 변해야 했다.
광종이 왕위에 오른 것은 949년이었다. 그가 본 고려는 하나가 아니었다.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한 지 불과 13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통일은 이름뿐이었다. 호족들은 여전히 각자의 땅을 지배하고 있었고, 왕은 그들을 인정해야만 했다. 왕권은 허울뿐이었다. 광종은 그 허울을 벗겨내기로 했다. 그는 왕이 아니라, 고려 그 자체가 되고자 했다.

 

노비안검법, 권력을 위한 칼날
그가 먼저 손을 댄 것은 호족이었다. 그러나 그는 무력을 쓰지 않았다. 칼이 아니라 법으로 그들을 베었다. 그 법의 이름은 노비안검법이었다.
고려의 호족들은 전쟁 속에서 노비를 늘렸다. 전쟁은 끝났어도, 그들의 노비는 줄지 않았다. 많은 백성들이 빚을 갚지 못해 스스로 노비가 되었고, 호족들은 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광종은 그것을 부정했다.
나라가 하나라면, 백성도 하나여야 한다.
그의 명령이 떨어졌다. 조사관들이 전국으로 퍼졌다. 호족들의 가노들이 다시 백성이 되었다. 호족들은 불만을 품었다. 그러나 광종은 신경 쓰지 않았다. 백성들은 그를 왕으로 보았고, 왕은 더 강해졌다.

 

과거제, 새로운 세상을 위한 문을 열다
왕은 법으로 호족을 꺾었고, 이제 새로운 세력을 키워야 했다. 광종은 머리를 굴렸다.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그는 답을 찾았다. 학식 있는 자들이었다. 그러나 고려에는 그들을 선발할 제도가 없었다. 호족의 자식들은 자연스레 벼슬길에 올랐고, 백성들은 아무리 똑똑해도 기회가 없었다. 광종은 그 벽을 무너뜨렸다. 그는 과거제를 도입했다.
과거 시험이 시행되었다. 이제 출신은 중요하지 않았다. 지식과 능력이 있는 자만이 관직에 올랐다. 고려의 정치가 변하기 시작했다. 호족들은 분노했지만, 무력으로 막을 수는 없었다. 광종은 그들에게 조용한 질문을 던졌다.
그대들은 고려의 백성인가? 아니면 고려 위에 있는가?
왕이 말하면, 백성들은 따랐다. 그리고 광종은 왕좌를 더 단단히 쥐었다.

 

불교의 왕, 불국토를 꿈꾸다
광종은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었다. 그는 마음속 깊이 왕조의 정통성을 고민했다. 고려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그 답은 불교였다.
그는 절을 세웠다. 스님들을 귀하게 대접했다. 그 중에서도 그는 한 사람을 신뢰했다. 그 이름은 의통. 그는 중국 천태종의 법맥을 이었다. 광종은 그를 통해 고려의 불교를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했다.
왕의 신앙은 단순한 믿음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치였다. 불교를 통해 백성을 결속시켰다. 그들의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왕은 그것을 통치의 힘으로 삼았다.
그는 불경을 간행하게 했다. 귀법사를 세웠다. 고려는 불교 국가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왕은 그 위에서 미소를 지었다.

 

광종이 남긴 것들
그가 다스린 세월은 26년이었다. 975년, 광종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왕으로 살았고, 왕으로 죽었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것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었다.
그가 만든 법과 제도는 고려의 틀이 되었다. 왕권은 강해졌고, 나라의 구조는 바뀌었다. 과거제는 이후 고려의 기본이 되었다. 조선조차 그 제도를 받아들였다.
그의 유물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남긴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광종의 불상. 그의 신앙을 담은 불상들이 고려 각지에 남아 있다.
귀법사. 그가 건립한 절로, 고려 불교의 중심지였다.
노비안검법의 문서. 그가 시행한 개혁의 흔적들이 고려의 문서 속에 남아 있다.
광종은 많은 것을 바꿨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 옳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정책은 급진적이었고, 많은 반발을 불러왔다. 그러나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왕이었다. 그리고 왕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가 떠난 고려는 더 강한 나라가 되어 있었다. 왕권은 확립되었고, 고려는 중앙집권적 국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살아 있을 때 인정받지 못했지만, 죽음 이후에야 진정한 왕으로 기억되었다.
세월이 흐른다. 고려는 사라졌고, 조선이 등장했으며, 현대에 이르렀다. 그러나 광종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는 그를 독재자로도, 개혁자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는 고려를 만든 왕이었다.
그리고 역사는 그를 기억한다.

헤드라인경제신문 기자 auroraa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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