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급락했고, 신호는 엇갈렸다

  • 등록 2025.08.02 08:30:02
  • 조회수 22
크게보기

2025년 8월 1일, 한국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는 하루 새 3.88% 하락했고, 코스닥 역시 4% 넘게 떨어졌다.
숫자로는 하루짜리 조정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시장에 남은 여운은 단순한 낙폭 그 이상이었다.

 

하루 전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불씨였다.
정부는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추고,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율을 상향 조정하는 개편안을 내놓았다.
형평성과 공정 과세 원칙, 그리고 고소득 금융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표방해온 기조이기도 하다.

 

정부 입장에서는 부동산에 집중된 자산을 금융시장으로 유도하되, 그 안에서도 과세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다.
성장을 독려하되, 과세 정의를 놓치지 않겠다는 시그널이기도 했다.
일종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정책 실험’이자, 자본시장과 조세정책 사이 균형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시장은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반응했다.
발표 직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 원 넘는 매물을 쏟아냈고, 환율은 1,400원을 돌파했다.
기관 투자자들도 뒤를 따랐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일시적인 혼란과 불안이 확산됐다.

 

그 이유는 정책의 내용 자체라기보다는, 정책이 던진 신호의 방향성에 있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정부는 ‘KOSPI 5000’을 언급하며 자본시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그 과정에서 양도세 완화나 거래세 인하 같은 메시지가 시장에 전해졌고, 이는 외국인 투자자 유입과 기대심리 회복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그 흐름과는 반대편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
정부는 성장을 위한 자본시장 개방과 공정 과세라는 가치를 동시에 지키려 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두 가지가 충돌할 수 있다는 불안을 감추지 않았다.
정책의 타당성에 대한 타이밍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이견이 생긴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
정부 입장에서는 ‘과세 정의’와 ‘재정 건전성’이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숙제일 수 있다.
양측 모두 충분한 근거와 논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조율’이다.

 

시장과 정책 사이에는 언제나 긴장이 존재한다.
그 긴장이 충돌이 되느냐, 협력이 되느냐는 결국 신뢰의 관리에 달려 있다.

 

8월 1일의 급락은 어느 한 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서로가 신호를 다르게 해석하고, 충분히 조율하지 못한 결과에 가깝다.
정부는 조세 정의를 향한 의지를 명확히 했고, 시장은 그 방향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보여줬다.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지수는 다시 오를 수 있다.
다만 정책의 방향성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있어, 앞으로는 더욱 예측 가능하고 선명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시장도 정책도, 결국 같은 목표를 향해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 그리고 안정적인 사회.
다만 그 길에서 중요한 것은, 정말 같은 지도를 들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일 것이다.

헤드라인경제신문 기자 auroraaa@naver.com
Copyright @헤드라인경제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등록번호 : 경기,아53028 | 등록일 : 2021-10-07 | 제호명: 헤드라인 경제신문 | 주소 : 경기도 의정부시 평화로 216번길 13 발행 편집인 : 양세헌 | 전화번호 : 010-3292-7037 Copyright @헤드라인경제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