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돋움병원이 국내 최초로 욕창(Pressure Ulcer) 전문병원 모델 구축을 목표로 요양병원에서 100병상 규모의 급성기 병원으로 전환했다. 욕창 치료를 전문화한 의료기관이 국내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아, 돋움병원의 이번 전환은 국내 욕창 치료 체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전문병원은 화상, 심뇌혈관, 척추, 관절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지만, 욕창 전문병원 제도는 없다. 돋움병원은 지난 11년간 요양병원 운영을 통해 중증 욕창 환자를 집중 치료해오면서, 체계적인 전문치료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3~4단계의 심각한 욕창 환자도 환부에 새살이 돋는 치료 사례를 다수 경험하며, 욕창 치료가 단순 간호의 범주를 넘어선 고난도 의료행위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현행 요양병원 수가 체계는 의료행위의 투입량과 무관하게 정액으로 보상되는 구조여서,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돋움병원은 이 같은 제도적 제약을 넘어, 욕창 환자 치료를 화상치료 수준의 외과적·재활적·영양적·감염관리 중심의 종합 진료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병원 관계자는 “욕창은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니라, 노화와 와상(臥床) 등으로 인한 복합적 중증 질환”이라며 “화상처럼 전문적인 수술과 재활, 감염 관리가 필수적인 분야임에도 그동안 제도적 지원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욕창 전문병원 제도가 도입된다면 고령사회에 필연적으로 증가하는 중증 욕창 환자들의 치료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돋움병원이라는 이름에는 ‘희망이 돋고 새살이 돋아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병원은 앞으로도 환자의 회복 여정을 함께하며, 욕창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세워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병원에는 요양시설에서 상태가 악화된 욕창 환자, 그리고 욕창과 함께 급성기 질환을 앓는 노인 환자들이 주로 내원하고 있다.
천안시 성정동에 위치한 돋움병원은 규모는 작지만, 국내 최초 욕창 전문병원으로서 의료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