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2024년 11월 1일부터 2025년 10월 31일까지 1년간 실시한 사이버성폭력 집중단속 결과를 발표했다. 총 4,413건의 범죄가 발생했고, 이 중 3,411건을 적발해 3,557명을 검거했다. 구속된 피의자는 221명으로, 고도의 수사기법과 기술 추적이 필요한 사이버성폭력 범죄 특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단속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검거 건수는 50퍼센트 넘게 증가했고, 검거 인원도 47퍼센트 가까이 늘었다. 검거율은 69.5퍼센트에서 77.3퍼센트로 상승하며 수사 효율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발생 건수는 35퍼센트 늘어 전체적으로 범죄 규모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술 발전의 영향으로 허위영상물, 이른바 딥페이크 범죄가 전체 범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553건으로 전체의 35.2퍼센트를 차지하며 불법촬영물이나 불법성영상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뒤이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1,513건, 불법촬영물 857건, 불법성영상물 490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딥페이크 제작 기술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악용 사례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허위영상물 처벌 규정이 강화되면서 단속 대상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경찰은 단속과 수사 과정에서 기존보다 한층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적용했다. 시도경찰청 중심의 전담 수사 체계를 가동했고, 텔레그램 등 해외 기반 플랫폼에 대한 국제 공조를 강화했다. 또한 허위영상 탐지 소프트웨어를 실무에 배치해 자동 분석과 추적 효율을 높였으며, 위장수사의 범위도 크게 넓혔다. 개정된 성폭력처벌법이 2025년 6월부터 성인 피해자까지 위장수사가 가능하도록 허용하면서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크게 올라갔다.
위장수사 실적은 전년보다 뚜렷하게 증가했다. 총 256건의 위장수사가 이루어졌고, 이를 통해 913명을 검거했다. 이는 전년 대비 72퍼센트 증가한 수치로, 온라인 공간에서 신원 위장 후 접근하는 범죄자들의 행태를 조기에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딥페이크 성범죄만 따로 보면 1,827건이 발생했고, 1,462건을 검거했다. 검거 인원은 1,438명이며 그중 72명이 구속됐다. 딥페이크 범죄는 성인이든 미성년자든 누구나 온라인상의 이미지나 영상을 기반으로 조작 피해를 입을 수 있어 피해 확산 위험이 높다.
특히 피의자 연령 구성을 보면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세대에서 범죄가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전체 피의자 3,697명 중 10대가 47.6퍼센트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33.2퍼센트로 뒤를 이었다. 딥페이크 범죄에서는 이 경향이 더욱 뚜렷해 10대 피의자가 61.8퍼센트에 달했다.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조작 기술이 청소년층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경찰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삭제·차단 조치도 병행했다. 단속 기간 동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3만6천 건이 넘는 피해 영상물 삭제·차단 요청을 진행했고,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2만8천여 건의 피해자 지원을 연계했다. 온라인 유포에 따른 2차 피해를 막는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경찰청은 다음 해에도 연속적으로 집중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을 악용한 신종 범죄, 딥페이크·합성영상 기반 성착취물 제작 등에 대한 대응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위장수사를 범위 제한 없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탐지 소프트웨어와 분석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에게 유통 차단 협력을 요청하고,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플랫폼의 의무 이행도 강화할 방침이다.
청소년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교육부와 협업한 예방 프로그램도 확대된다. 딥페이크 범죄 경보 발령, 카드뉴스 제작, 가정통신문 발송 등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위험성을 조기에 알리고, 학교 내 예방 교육을 강화해 청소년 대상 사이버 성범죄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AI와 SNS 환경이 고도화될수록 사이버성폭력범죄의 위험성이 커지는 만큼, 피해자 보호와 범죄 근절을 위해 수사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출처=경찰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