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가른 왕, 영양왕
바람을 가른 왕, 영양왕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던 어느 날, 장대한 고구려의 성벽 위로 묵직한 기운이 감돌았다. 말발굽 소리가 멈추고, 장수들은 숨을 골랐다. 그 위에 서 있는 한 사내가 있었다. 전장을 꿰뚫는 눈빛을 가진 왕, 영양왕. 그는 거친 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고, 강대한 고구려의 운명을 다시 한 번 움켜쥐려 했다. 혼란의 시대에 왕좌에 오르다 고구려의 역사는 늘 전쟁과 함께였다. 590년, 영양왕이 왕위에 올랐다. 그가 왕이 되던 시절, 고구려는 안팎으로 위협을 받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수나라가 새롭게 등장해 천하 통일을 이루었고, 남쪽에서는 신라가 백제와 손을 잡고 한반도의 세력을 정리하고자 했다. 고구려의 왕좌에 앉는다는 것은 곧 칼날 위에 서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영양왕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고구려가 흔들릴 수 없는 거대한 산맥과 같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수나라와의 대결, 전쟁의 시작 새롭게 중국을 통일한 수 문제(隋文帝)는 고구려를 자신의 발밑에 두고 싶어 했다. 하지만 영양왕은 강대국의 압력에 굴복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국경을 강화하고, 전쟁을 준비했다. 598년, 결국 수나라의 대군이 압록강을 넘어 고구려로
- 헤드라인경제신문 기자
- 2025-03-08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