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서울역을 시작으로 서울 주요 랜드마크에서 ‘갤럭시 Z 폴드7·Z 플립7’을 주제로 한 초대형 미디어아트 디지털 옥외광고(DOOH)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서울역 역사 내부에 총 길이 91m, 높이 5.5m, 면적 610.5㎡ 규모의 파노라마형 초대형 미디어아트를 설치해 관람객에게 압도적인 몰입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미디어아트는 한국의 전통적 미학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병풍처럼 펼쳐지는 갤럭시 Z 폴드7, 민화 속 자연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갤럭시 Z 플립7의 모습이 담겼다. 또한 갤럭시 AI 기능을 활용해 ‘생성형 편집’으로 모델의 의상을 바꾸거나, ‘제미나이 라이브’를 통해 모델들에게 어울리는 전통 갓과 댕기를 추천하는 장면을 감각적으로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K컬처 열풍 속에서 한국 전통 민화의 아름다움과 혁신적 갤럭시 기술을 결합한 미디어아트를 통해 신제품의 주목도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오는 5일부터는 명동 신세계 스퀘어, 광화문 KT 스퀘어, 강남 코엑스몰, 마곡 원그로브 내 그로브 웨이 등 서울 주요 거점에서도 이번 디지털 옥외광고가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때, K-컬처는 ‘돌풍’이었다. K-팝의 칼군무, K-드라마의 막장 스토리, 그리고 BTS라는 기적. 세계는 한류를 ‘센세이션’으로 기억했다. 그러나 지금의 K-컬처는 예전처럼 선명하지 않다. 오히려 흐릿하고, 천천히 스며든다. 이는 몰락이 아니라, 그라데이션의 전략이다. 과거의 한류는 ‘한국다움’의 강조에 기반했다. 낯선 언어, 독특한 유머 코드, 과한 감정선조차도 브랜드가 되었다. 하지만 2020년대 중반의 K-컬처는 더 이상 “한국적인 것을 세계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세계적인 감각 안에 한국을 녹여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보자. 더 이상 ‘오징어게임’처럼 분명한 문화적 충격을 주기보다, ‘마이데몬’이나 ‘종말의 바보’처럼 장르 안에서 조용히 한국을 침투시킨다. BTS 이후의 K-팝 그룹들 또한 비슷하다. 이들은 전통적인 한국 정체성보다는 글로벌 퍼포머로서 자신을 정의한다. 노래는 영어로, 안무는 미국식 자유로움으로, 그러나 그 안에 ‘훈련된 완성도’라는 한국의 강박이 배어있다. 이것이 바로 ‘그라데이션’이다. 전통적인 문화 확산이 강렬한 색채의 붓질이었다면, 지금의 K-컬처는 얇은 안개처럼, 여러 국가의 정서에 겹겹이 스며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