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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미국사, 산업화와 제국주의 시대(1877~1910년대)


도시는 잠들지 않았다.
창문을 닫아도, 커튼을 내려도,
기계는 밤새 돌아갔다.
금속은 부딪히는 소리로 새벽을 깨웠고,
굴뚝은 낮보다 어두운 연기를 뿜어냈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국은 조용히 속도를 높였다.
더 이상 총 대신 망치가 울렸고,
군복 대신 작업복이 눈에 띄었다.
남북이 갈라졌던 상처 위로 철도가 깔렸고,
강철이 도시를 세우고, 기름이 밤을 밝혔다.

 

앤드루 카네기, 존 D. 록펠러, 제이 피어폰트 모건.
이름들은 곧 기업이 되었고,
기업은 하나의 제국이었다.
철강, 석유, 금융.
이들은 미국을 다시 만든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몇 명의 부가
수많은 이의 가난을 의미했다.
거리엔 아이들이 있었다.
작은 손으로 섬유를 엮고, 광산 깊숙이 들어갔다.
그들의 눈은 빨랐고, 손은 날쌨지만,
그들에겐 권리가 없었다.
주급은 몇 센트였고, 점심은 건너뛰어야 할 때도 많았다.
어머니는 공장에서, 아버지는 철도 위에서,
하루 열두 시간 넘게 일했지만
저축이란 단어는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이민자들이 들어왔다.
유럽의 가난한 도시에서,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은 뉴욕의 엘리스 섬에 발을 디뎠다.

 

이탈리아, 아일랜드, 독일, 러시아.
그들의 언어는 달랐고, 옷차림은 낯설었지만,
눈빛은 모두 같았다.
무언가 새로 시작하겠다는 희망.
그러나 미국은 그들을 전부 환영하지 않았다.
공장은 그들의 노동을 필요로 했지만,
거리는 그들의 억양을 조롱했다.
국기는 휘날렸지만, 사람들은 울타리를 세웠다.
정치는 타협보다 이익을 따라 움직였고,
정치인은 거리보다 기업의 사무실에서 더 오래 머물렀다.
의회는 로비로 가득 찼고,
법은 부자의 손에 더 가볍게 쥐어졌다.
그 시대를 사람들은 ‘길드 시대(Gilded Age)’라 불렀다.
겉은 금으로 도금되어 있었지만,
속은 불평등으로 가득 찬 시대.
부유층은 오페라 극장에서 박수를 받았고,
빈민층은 뒷골목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그 와중에 서부는 완전히 미국의 것이 되었다.
인디언 부족들은 전투에서 지고,
조약은 지켜지지 않았으며,
아이들은 이름을 잃고 기숙학교로 보내졌다.
그들의 문화는 잊히고 있었고,
그들 자신조차 자신을 잊어가고 있었다.
1890년, 국경선이 사라졌다고 역사학자들은 선언했다.
미국 대륙은 모두 개척되었고,
이제 그들의 시선은 대륙 바깥으로 향했다.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
쿠바, 필리핀, 괌, 푸에르토리코.
이름 없는 섬들이 전쟁 뒤 미국의 영토가 되었다.
그들은 바다를 건넜고,
자신들이 ‘세계의 강국’이 되었다는 걸 실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제국이 된다는 것은
곧 책임과 모순을 동시에 품는 일이었다.
자유를 이야기하던 나라가
다른 민족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군가의 가슴을 조용히 죄었다.
같은 시기, 도시 안에서는 또 다른 움직임이 자랐다.
여성들이 거리로 나왔고,
아이를 안은 채 시위에 참여했고,
투표권을 요구했다.
그들은 오랫동안 집안에 갇혀 있던 시간만큼
단단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언론은 스캔들과 범죄로 눈을 끌었지만,
몇몇 기자들은 진실을 파고들었다.
‘머크래커(Muckraker)’라 불린 이들은
고용주들의 횡포, 비위생적인 식품,
정부와 기업의 커넥션을 고발했다.
그들의 펜은 곧 도끼였다.
세상은 점점 더 빨리 움직였고,
기차는 시계를 재정의했으며,
전화는 거리를 단축시켰고,
에디슨의 전구는 밤을 낮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모든 이에게 공평한 나라는 아니었다.
그들이 만든 부는 높이 쌓였지만,
그 아래 깔린 삶들은 고요하게 앓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알기 시작했다.
이 성장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변화의 문턱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