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성장호르몬 치료 후 키 성장 정도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체 개발하며, 저신장증 치료 환경 개선에 본격 나선다.

LG화학은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소아내분비학회와 유럽내분비학회 공동 총회에서 ‘AI 기반 성장 예측 모델 개발’을 주제로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아주대학교병원 심영석 교수와 LG화학 DX팀 정지연 책임연구원이 함께 참여해 공동으로 진행했다.
심영석 교수는 발표에서 “저신장증 환아의 성장호르몬제 치료 효과를 사전에 예측하려는 진료 현장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LG화학의 유트로핀 장기안전성 연구에서 축적된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의 정밀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기존 여러 딥러닝 모델을 결합한 앙상블 AI 구조를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켰다. 총 3045명의 저신장증 환아 데이터를 학습용으로 사용했으며, 별도로 확보한 550명의 데이터를 통해 예측 성능을 검증했다. 분석 대상에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특발성 저신장증, 부당 경량아, 터너증후군(여아) 등이 포함됐다.
특히 AI 모델은 첫 진료 당시 측정한 신장, 체중, 처방 용량 등의 정보만으로도 1년 후 성장치를 평균 1.95cm 오차 범위 내에서 예측하는 정확도를 보여 기존 통계기반 예측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LG화학은 향후 해당 모델을 통해 성장호르몬 치료에 따른 신장 백분위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의료진의 진료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안정화할 계획이다. 치료 방향 설정과 환자·보호자 상담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도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윤수영 LG화학 생명과학·경영혁신담당은 “국내 저신장증 환아의 실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환경에 특화된 AI 예측 모델을 개발한 데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성과가 진료 현장에서 치료 전략 수립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2012년부터 국내 최초로 한국 소아 대상의 성장호르몬 장기 투약 데이터 수집을 위한 ‘LG Growth Study’를 운영 중이다. 2032년까지 1만 명의 환아를 대상으로 20년간 장기적인 치료 안전성과 유효성을 관찰하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로,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수의 임상 논문도 활발히 발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