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이자겸, 권력을 탐한 사내 고려의 궁궐은 조용하지 않았다. 왕이 앉아 있는 왕좌 뒤편,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권력이 움직이고 있었다. 왕이 명령을 내린다고 해서, 그 명령이 곧바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었다. 왕은 강해야 했다. 그러나 왕보다 더 강한 자가 있었다. 그 자는 왕족이었으나, 왕이 아니었다. 신하였으나, 왕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았다. 고려의 정치 한가운데에서 모든 권력을 움켜쥐고 흔든 자, 그의 이름은 이자겸(李資謙). 그는 왕을 조종하려 했고, 결국 왕이 되려 했다. 그러나 권력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왕실과 하나가 된 사내 이자겸은 고려의 유력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귀족이 아니었다. 그의 집안은 고려 왕실과 연결되어 있었고, 그는 그 인연을 이용했다. 그가 선택한 길은 단순했다. 왕과 가까워지는 것. 그러나 그는 단순히 왕의 신하로 남고 싶지 않았다. 그는 왕이 가진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 방법은 혼인이었다. 그는 자신의 딸들을 왕비로 만들었다. 한 명도 아니었다. 네 명의 딸을 고려 인종의 왕비로 들였다. 왕의 장인은 곧 왕의 후견인이었다. 왕실은 이제 그의 것이나 다름없었다. 왕은 그의 사위였
인종, 바람 앞의 등불 고려의 바람은 거칠었다. 왕위는 높았으나, 왕권은 약했다. 신하들은 서로의 힘을 재며 권력을 나누었고, 나라는 흔들렸다. 바람이 불 때마다 등불은 흔들렸지만, 그래도 꺼지지는 않았다. 고려의 제17대 왕, 인종. 그는 흔들리는 나라를 붙잡고자 했다. 왕은 어려서 왕좌에 올랐다. 그러나 그 자리엔 온전히 그의 것이 없었다. 모든 것이 이미 자리 잡힌 듯했고, 그는 그 틀 안에서 살아야 했다. 왕이라 불렸으나, 왕이라기보다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같았다. 이자겸의 난, 권력의 그림자 왕이 된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었다. 왕이 되었다고 모든 것이 왕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고려의 실권은 오랫동안 문벌 귀족들에게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자는 이자겸이었다. 왕의 외할아버지이자 최고의 권력자. 이자겸은 왕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왕을 이용하려 했다. 그는 자신의 딸들을 왕비로 들였고, 더 많은 것을 원했다. 고려의 왕좌조차 그에게는 손에 넣을 수 있는 물건과 같았다. 그러나 인종은 조용히 지켜보지 않았다. 그는 왕권을 되찾고자 했다. 1126년, 그는 이자겸을 몰아내려 했다. 그러나 계획은 새어나갔고, 이자겸은 선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