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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주몽, 강을 건너 나라를 세운 자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흥망성쇠를 거듭해 왔지만, 그 시작에는 늘 한 명의 사람이 있었다. 때로는 칼을 들고 전장을 누비던 영웅이었고, 때로는 백성의 고통을 어루만지던 지도자였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하늘의 뜻을 받아 태어난 왕, 그리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자는 드물었다.

 

그 이름, 주몽(朱蒙). 고구려라는 이름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 훨씬 이전, 그는 거친 북방의 강과 초원에서 태어나, 운명처럼 한 나라의 기틀을 세웠다.

 

강에서 태어난 아이
먼 북방, 부여(夫餘)라는 나라가 있었다. 부여는 한때 강성했으나, 점차 그 힘을 잃고 있었다. 왕은 금와왕(金蛙王)이었고, 그는 오랜 세월을 통치하며 신하들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의 앞에 신비로운 여인이 나타났다. 그녀는 스스로를 유화(柳花)라고 소개했다.

 

금와왕은 그녀의 출신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강의 신 하백(河伯)의 딸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왕이 그녀에게 사연을 묻자,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는 원래 하늘에서 내려온 해모수(解慕漱)라는 신과 혼인을 했습니다. 그러나 부여의 왕실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에 버려졌고, 떠밀려 오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금와왕은 그녀를 궁에 거두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궁에서는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유화가 아이를 잉태했으며, 곧 세상에 나올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낳은 것은 사람이 아니라, 거대한 알이었다.

 

궁 안이 떠들썩해졌다. 신하들은 이것이 흉조라고 외쳤다. "이것은 불길한 징조입니다! 없애야 합니다!" 그러나 금와왕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는 일단 알을 버려두었다.

 

그러나 유화는 달랐다. 그녀는 알을 소중히 품고 지켜보았다. 그리고 어느 날, 그 알이 갈라지며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 아이는 보통의 아이가 아니었다. 눈빛이 강렬했고, 손에 활을 쥐면 백발백중으로 과녁을 맞혔다. 사람들은 그의 놀라운 궁술을 보고, 그를 "주몽(朱蒙)", 즉 "빼어난 궁수"라고 불렀다.

 

그렇게 그는 태어났다. 그러나 강한 자는 늘 시기와 질투를 받는 법이었다.

 

부여를 떠나다
주몽이 자라면서 그의 능력은 점점 더 빛을 발했다. 그는 활을 쏘아 하늘을 맞히고, 말 위에서 자유롭게 달렸다. 그러나 그만큼 금와왕의 아들들은 그를 두려워했다. 그들은 주몽이 왕위에 도전할까 걱정했다.

 

결국, 그들은 금와왕에게 간언했다. "이대로 두면 주몽이 왕위를 빼앗을 것입니다."

 

주몽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 유화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어머니, 저는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습니다. 이제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겠습니다."

 

유화는 아들을 붙잡고 싶었지만, 그를 말릴 수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에게 당부했다.

 

"너는 강에서 태어났다. 그러니 강을 두려워하지 마라. 네 길은 험할 것이다. 하지만 하늘이 널 지켜줄 것이다."

 

그렇게 주몽은 부여를 떠났다. 그러나 길은 험난했다. 쫓기는 몸이 된 그는 신하 몇 명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갔다. 그 뒤로는 부여의 군사들이 따라왔다. 그리고 그 앞을 가로막은 것은, 거대한 강이었다.

 

강을 건너는 자
그는 깊은 강가에 섰다. 적들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다리를 놓을 시간도 없었다.

 

그때, 그는 하늘을 우러러 외쳤다.

 

"나는 하백의 손자요, 하늘이 맺어준 사람이다. 강의 신이시여, 나를 도와주소서!"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물살이 가라앉았고, 거대한 물고기와 거북이들이 떠올라 하나의 다리를 만들었다. 주몽과 그의 신하들은 그 다리를 건너 무사히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부여의 군사들이 그 뒤를 따르려 하자, 다시 강물은 거세게 흐르며 그들을 삼켜버렸다. 주몽은 하늘이 자신을 도와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구려의 시작
오랜 유랑 끝에, 그는 새로운 땅에 도착했다. 그곳은 산이 높고, 물이 많으며, 강한 기운이 넘치는 땅이었다. 그는 이곳에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로 결심했다.

 

"이제 나는 한 나라의 왕이 될 것이다."

 

기원전 37년, 그는 마침내 왕이 되었고, 고구려(高句麗)라는 나라를 세웠다.

 

주몽은 더 이상 도망치는 자가 아니었다. 그는 이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 되었다. 그의 통치 아래 고구려는 강성해졌고, 주변 부족들이 그의 깃발 아래 모여들었다. 그는 백성을 보살피고,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나라의 기틀을 닦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그는 결국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후손들은 그가 세운 나라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의 피를 이어받은 유리왕(瑠璃王)이 그 뒤를 이었고, 고구려는 계속해서 번영했다.

 

그의 이름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았다. 그는 단순한 신화 속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강에서 태어나, 강을 건너, 나라를 세운 왕이었다.

 

그리고 역사는 그를 기억하고 있다. 고구려의 첫 번째 왕, 주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