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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고려 최우, 권력을 다스린 자


고려 최우, 권력을 다스린 자

 

고려의 권력은 칼 위에 있었다. 왕이 명령을 내리지만, 그 명령을 따르는 자는 없었다. 왕은 있었으나, 왕국은 무신들의 것이었다.
그 혼란의 중심에서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고려를 다스리는 자였으나 왕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고려를 움직였으나, 왕좌에 앉지 않았다.
그의 이름은 최우(崔瑀). 아버지 최충헌이 무신정권을 세웠고, 그는 그 정권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단순히 이어받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는 무신정권을 완성시킨 사람이었다.

 

교정도감을 손에 넣다
최우는 조용히 권력을 잡았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아버지 최충헌이 세상을 떠나자, 그는 그 뒤를 이었다. 무신정권을 이어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그 길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무신들 사이에서도 힘의 균형이 필요했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했고, 조금만 방심하면 권력을 빼앗길 수도 있었다. 그는 먼저 교정도감(敎定都監)을 장악했다.
교정도감은 고려의 실질적인 정치를 운영하는 기관이었다. 왕의 명령보다, 이곳에서 내려지는 결정이 더 중요했다. 최우는 그곳을 철저하게 장악했고, 모든 권력은 그의 손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군사적인 힘만으로 나라를 다스리려 하지 않았다. 그는 고려를 안정시키고, 무신정권을 하나의 체제로 완성하려 했다.

 

정방을 설치하다, 인사를 장악하다
고려의 권력은 관직에서 나왔다. 누가 어떤 자리에 앉는가가 중요했다. 그것을 장악하면, 나라를 장악할 수 있었다.
최우는 정방(政房)을 설치했다. 그것은 고려의 모든 관직 인사를 담당하는 기관이었다. 문벌귀족들이 예전처럼 자신들의 세력을 유지하지 못하도록 했다.
정방에서 관리를 임명하고, 정방에서 모든 결정을 내렸다.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오직 최우의 사람들이었다. 이제 고려의 모든 길은 최우에게로 이어졌다.
왕이 있었으나, 왕은 그저 형식적인 존재가 되었다. 최우가 곧 고려였다.

 

몽골의 침략, 고려를 지켜내다
그러나 권력은 언제나 도전받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1231년, 몽골이 고려를 침략했다. 몽골은 강했다. 세계를 집어삼키듯이 달려오는 전사들이었다. 고려는 강했으나, 몽골과 정면으로 싸우기에는 부족했다.
최우는 결단을 내렸다. 개경을 버리기로 했다. 왕과 조정을 강화도로 옮겼다. 그것은 고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수도를 버리고, 섬에서 나라를 운영하는 것.
그러나 그것은 패배가 아니었다. 그것은 생존이었다. 몽골이 개경을 점령했지만, 고려는 무너지지 않았다. 강화도에서 조정을 운영하며, 저항을 계속했다.
최우는 시간을 벌려 했다. 몽골이 쉽게 물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고려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 전략은 고려를 지켜냈다. 몽골의 침략은 계속되었으나, 고려는 끝내 버티었다.

 

대몽 항전과 삼별초
최우는 강화도에 머물면서도 군대를 조직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삼별초(三別抄)였다.
삼별초는 단순한 군대가 아니었다. 그것은 고려 무신정권의 마지막 방패였다. 개경을 버리고 강화도로 옮긴 후, 최우는 수도를 방어할 군대를 새롭게 조직했다.
삼별초는 세 개의 부대로 이루어졌다.
좌별초 – 기존의 군대에서 선별된 정예 병사들.
우별초 – 새롭게 모집된 신병들.
신의군 – 몽골에 항복했다가 돌아온 병사들.
삼별초는 최우의 무신정권을 지키는 최후의 방패였다. 그리고 그것은 고려의 항몽 정신을 대표하는 군대가 되었다.

 

최우가 남긴 것들
그는 왕이 아니었으나, 왕보다 강한 권력을 가졌다. 그는 무신정권을 하나의 체제로 만들었고, 고려를 지켜냈다.
그가 남긴 것은 단순한 힘이 아니었다.
교정도감 – 고려의 실질적인 행정 기관을 장악.
정방 – 고려의 인사권을 독점하여 정권을 유지.
강화 천도 – 몽골의 침략 속에서도 고려를 지켜낸 전략.
삼별초 – 고려의 군사적 저항을 상징하는 부대.

 

그는 1249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정권은 계속되었다. 그의 뒤를 이은 최씨 가문은 고려를 계속 다스렸고, 무신정권은 더욱 강해졌다.
우리는 최우를 단순한 무신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는 고려의 실질적인 지배자였고, 나라를 운영한 자였다.
그리고 그의 결정들은 고려를 지켜낸 힘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