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숙왕, 두 나라 사이에 선 왕
고려의 왕은 하나였다. 그러나 그 왕이 바라보는 곳은 두 곳이었다. 하나는 고려였고, 하나는 원나라였다. 왕이지만, 온전히 고려의 왕일 수 없었다. 원나라의 허락 없이는 무엇도 할 수 없었고, 고려의 백성들은 왕을 올려다보면서도 그 위에 있는 또 다른 힘을 알고 있었다.
그 혼란의 시대 속에서 한 왕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충숙왕(忠肅王).
그는 원나라에서 자랐고, 고려에서 통치했다. 그러나 왕의 자리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고려를 지키려 했으나, 고려는 이미 원나라의 그늘 아래 있었다. 그는 무너지는 왕권을 지켜야 했고, 흔들리는 고려를 붙잡아야 했다.
그러나 고려는 그에게 쉽지 않은 왕국이었다.
고려의 왕, 원나라의 신하
충숙왕은 원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고려의 왕자였으나, 고려에서 자란 것이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 충선왕 역시 원나라와 고려 사이에서 흔들리며 다스렸다. 그리고 충선왕이 물러난 후, 충숙왕이 고려의 왕이 되었다.
1321년, 그는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것이 그에게 자유를 주지는 않았다. 그는 원나라의 황제에게 충성을 맹세해야 했고, 고려의 왕이었지만 원나라의 신하였다.
그의 통치는 고려에서 이루어졌으나, 결정은 원나라에서 내려졌다. 고려의 신하들이 그를 보좌했으나, 그들 역시 원나라의 눈치를 보았다. 왕이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고려를 완전히 원나라에 바치려 하지 않았다. 그는 고려를 지키고자 했다. 고려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려 했고, 원나라의 간섭 속에서도 왕권을 유지하려 했다.
그는 두 나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했다. 고려를 위해 무언가를 하려 하면, 원나라가 그를 막았고, 원나라의 뜻을 따르려 하면 고려의 신하들이 불만을 품었다.
왕이었으나, 왕의 뜻대로 다스릴 수 없는 시대였다.
왕권을 지키려 한 충숙왕
충숙왕은 왕권을 지키려 했다. 원나라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고려의 자주성을 잃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고려의 행정을 정비하고, 왕권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폈다. 그러나 그의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원나라의 관료들은 고려에 깊숙이 개입했고, 왕이 직접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는 정방(政房)을 다시 부활시켰다. 정방은 고려의 관직을 정하는 기관이었다. 그의 아버지 충선왕이 왕권 강화를 위해 정방을 폐지했으나, 충숙왕은 다시 이를 부활시켜 왕권을 지키고자 했다.
그러나 이것이 그를 완전히 보호해주지는 못했다. 왕이 모든 인사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원나라의 관리들은 여전히 고려의 중요한 결정을 좌우했고, 고려의 신하들은 원나라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왕권을 지키려 했으나, 고려의 왕권은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져 있었다.
대외 관계와 경제 개혁
충숙왕은 고려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오랜 전쟁과 원나라의 간섭 속에서 고려의 경제는 약해졌고, 백성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는 고려의 상업을 장려했다. 원나라와의 무역을 통해 고려의 경제를 살리고자 했다. 고려는 여전히 중요한 교역 중심지였고, 그는 이를 활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원나라의 조세 부담은 여전히 무거웠다. 고려는 원나라에 세금을 바쳐야 했고, 그것은 백성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왕이었으나, 그것을 막을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그는 또한 원나라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했다. 그러나 원나라의 힘은 너무 강했다. 고려의 왕이 원나라의 뜻을 거스를 수 있는 시대는 아니었다.
충숙왕이 남긴 것들
그는 고려를 지키려 했다. 그러나 고려는 이미 무너져가고 있었다. 그는 원나라의 압박 속에서도 고려의 전통을 유지하려 했으나, 그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가 남긴 것들은 다음과 같았다.
정방 부활 – 왕권 강화를 위한 시도였으나,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다.
상업 장려 – 원나라와의 교역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자 했으나, 원나라의 조세 부담은 여전히 컸다.
외교적 노력 – 원나라의 간섭을 줄이려 했으나, 고려의 힘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왕이었으나, 온전히 고려의 왕일 수 없었다. 고려를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 했으나, 고려는 이미 원나라의 그늘 아래 있었다.
1332년, 그는 왕위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것이 그에게 자유를 주지는 않았다. 그는 다시 원나라로 가야 했고, 고려를 떠나야 했다.
그는 고려를 사랑했으나, 고려를 온전히 지킬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아니었다면, 고려는 더욱 빠르게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충숙왕을 단순한 왕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는 원나라의 시대 속에서 고려를 붙잡고자 했던 왕이었다. 그러나 그 시대는 그에게 완전한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