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강했다. 나라를 세웠고, 왕권을 다졌다. 형제들은 피를 흘렸고, 조선은 칼 위에서 굳건해졌다. 그 피비린내 속에서 한 아이가 자랐다. 그는 검보다 책을 들었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대신, 백성을 위해 길을 찾았다.
세종. 그는 조선의 네 번째 왕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를 단순한 왕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는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꾼 사람이었다.
왕이 되기까지
그는 왕이 될 사람이 아니었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랬다. 태종 이방원의 셋째 아들. 왕위를 이어받을 형이 있었다. 그러나 운명은 그에게 다가왔다.
맏형 양녕대군은 왕이 되지 못했다. 그는 자유로운 사람이었고, 왕좌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태종은 결단을 내렸다. 양녕을 폐하고, 세자 자리를 셋째 아들에게 주었다.
세종은 어릴 때부터 책을 사랑했다. 신하들과 논쟁을 즐겼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넘쳤다. 태종은 그를 지켜보았다. 나라를 다스릴 왕은 싸울 줄 아는 사람이어야 했지만, 또 백성을 아는 사람이어야 했다.
1418년, 세종은 왕이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쉽사리 권력을 내려놓지 않았다. 태종은 그를 지켜보았고, 조용히 권력을 넘겨주었다. 그렇게 세종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새로운 조선을 만들다
세종은 칼이 아닌 글로 나라를 다스렸다. 그는 법을 만들고, 지식을 넓히고, 백성을 위한 정책을 세웠다. 조선은 점점 강해졌다.
훈민정음, 글자를 만들다
나라에는 백성이 있었고, 백성에게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은 글로 적을 수 없었다. 중국의 한자는 어려웠고, 배운 자들만이 글을 쓸 수 있었다. 세종은 고민했다. 백성이 자신의 마음을 글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443년, 그는 새로운 글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학자들과 함께 연구했고, 한 자 한 자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1446년. 새로운 문자가 완성되었다.
훈민정음.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백성들은 환호했다.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이제 법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지식이 모든 사람의 것이 되었다. 세종은 글자로 백성을 구했다.
그러나 반대도 있었다. 대신들은 말했다.
"한자로도 충분합니다. 새로운 글자는 필요 없습니다."
세종은 단호했다.
"백성을 위한 글자다. 왕의 명령을 거스를 수 없다."
훈민정음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그 글자는 6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살아 있다.
나라를 지키다
세종은 책만 읽는 왕이 아니었다.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군사도 필요했다. 그는 북쪽과 남쪽을 지켜야 했다.
- 4군 6진을 개척하다
조선의 북쪽은 불안했다. 여진족이 국경을 넘었고, 백성들은 두려움 속에 살았다. 세종은 결단을 내렸다. 국경을 확장해야 했다. 그는 김종서를 보냈다.
김종서는 말 위에 올라탔다. 백성을 불안하게 하는 자들을 몰아냈다. 그리고 새로운 땅을 개척했다. 조선의 영토는 넓어졌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 새로운 조선이 자리 잡았다.
이것이 4군 6진 개척이었다. 조선은 더욱 강해졌다.
- 대마도를 정벌하다
남쪽 바다에서는 왜구가 들끓었다. 그들은 조선을 약탈했고, 백성들은 불안했다. 세종은 이를 가만두지 않았다. 그는 이종무를 불렀다.
1419년, 이종무는 군대를 이끌고 대마도로 향했다. 조선의 군선이 바다를 가로질렀다. 전투가 벌어졌다. 조선은 승리했다. 왜구들은 물러났다. 이후 조선과 일본은 교류를 시작했다. 강한 나라가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
세종이 만든 것들
그는 왕으로서 수많은 것을 남겼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었다. 그것들은 조선을 변화시킨 도구들이었다.
과학의 발전
세종은 하늘을 보는 사람들을 불렀다. 그들은 별을 연구했고, 해와 달을 계산했다. 조선은 스스로 시간을 알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앙부일구: 해시계. 해의 그림자로 시간을 측정했다.
혼천의: 천체를 관측하는 기구.
자격루: 물의 흐름으로 시간을 측정하는 자동 시계.
시간은 백성에게도 필요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세종은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농사직설
땅을 일구는 것은 백성의 삶이었다. 그러나 농사는 어렵고, 배울 곳이 없었다. 세종은 학자들에게 명령했다. 백성이 쉽게 읽을 수 있는 농사 책을 만들라고.
그렇게 나온 것이 농사직설이었다. 조선의 기후에 맞는 농사법, 씨를 뿌리는 시기,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는 방법이 적혀 있었다. 백성들은 책을 보고 배웠고, 그들의 삶은 나아졌다.
마지막 순간
세종은 점점 병들었다. 그는 너무 많은 것을 했다. 백성을 위해 공부했고, 밤을 새웠다. 몸은 점점 약해졌다.
그는 책을 보며 중얼거렸다.
"조선이 오래가야 한다."
1450년, 세종은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가 만든 조선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글자는 남았고, 그의 정책은 계속되었다.
그는 조선을 만든 왕이었다. 그리고 백성을 위해 왕이 된 사람이었다.
세종이 떠난 조선은 더욱 강한 나라가 되었다. 그가 남긴 글자는 백성의 입에서 입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그 글자는 지금도 살아 있다.
그것이 세종이 남긴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