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가에서는 조용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도움’의 이름으로 학생들의 시험장에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화면 속에는 이미 모든 정답이 준비되어 있고, 에세이 과제의 문장은 AI가 매끈하게 다듬어준다. 누가 대신 써준 것도 아니고, 눈앞에 사람도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정행위다. 더 이상 커닝페이퍼를 몰래 꺼내는 시대가 아니라, 프로그램이 대신 손을 움직여주는 시대가 된 것이다. AI가 등장하면서 교육의 의미는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예전에는 ‘배움’이란 자신이 이해하고 표현하는 과정이었지만, 지금은 ‘정답을 얼마나 빠르게 찾아내는가’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학생들은 AI를 ‘도구’로 사용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도구가 사용자를 이끌고 있다. 한 번이라도 편리함을 맛본 사람은 다시는 원래의 불편함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그렇게 해서 남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검색의 기술’이다. 교사들은 요즘 시험지를 낼 때마다 고민이 깊다. 단답형 문제는 AI가 순식간에 풀어버리고, 서술형 문제는 글의 구조까지 모방해낸다. 감정과 어조, 문체마저 인간처럼 흉내내니, 누가 직접 쓴 것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결국 채점은 기술적 탐지에 의존하게 되
현대로템이 이집트에서 K-철도의 수소 기술력을 알리고 현지 수소전기트램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이집트 뉴카이로 국제전시센터(Egypt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EIEC)에서 열리는 중동·아프리카 최대 교통물류 전시회 ‘TransMEA 2025(Smart Transport, Infrastructure, Logistics & Traffic for the Middle East & Africa)’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브랜드 ‘HTWO’와 연계해 ‘수소 밸류 체인(Value Chain)’을 주제로,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운송·활용까지 이어지는 통합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이집트 신행정수도의 수소전기트램 도입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수소 철도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집트는 현재 카이로 동쪽에 약 700㎢ 규모의 신행정수도를 건설 중으로, 완공 시 600만 명 이상이 거주할 예정이며 주요 대중교통 수단으로 수소전기트램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국내에서 이미 상용화된 수소전기트램 기술을 바탕으로 이
광주광역시 북구(구청장 문인)는 11월 11일 양산호수공원 일대에서 ‘주민이 복지 피움’을 주제로 ‘복지한마당’ 행사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민·관 복지시설 종사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지역 주민 등 700여 명이 참여해 한 해의 복지 성과를 공유하고 현장에서 헌신하는 종사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북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주관으로 ▲복지 박람회 ▲돌봄이웃 나눔식사 ▲기념식 ▲화합과 소통의 장 등 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복지 박람회에서는 복지시설, 공공기관, 구청 복지 관련 부서 등 48개 기관이 참여해 홍보·체험·판매 부스를 운영한다. 참여자들은 각 기관의 복지 서비스를 안내받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돌봄이웃 나눔식사’에서는 북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준비한 닭떡국 700인분이 복지시설 이용자와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따뜻한 식사 나눔을 통해 주민 간 정을 나누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이어지는 기념식에서는 노인, 장애인, 아동, 학교 밖 청소년 등으로 구성된 6개 공연팀이 풍물, 전통무용, 난타, 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지역 복지 증진에 기여한 유공자
서귀포시는 일하기를 희망하는 어르신들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 소득 창출과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26년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운영할 수행기관을 공개 모집한다. 시는 내년 총 286억 3,4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6,217명의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업 유형별 인원은 ▲공익활동 4,128명 ▲사회서비스형 1,635명 ▲시장형 324명 ▲취업알선형 130명으로 구성된다. 이는 올해보다 309명이 늘어난 수치로, 서귀포시는 고령화로 인한 고학력·전문 경력 인구 증가에 대응해 어르신의 기술과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서귀포시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2024년 5,453명, 2025년 5,908명에서 2026년에는 6,217명으로 증가할 예정이며, 예산 또한 237억 6,500만 원(2024년)에서 286억 3,400만 원(2026년)으로 25억 원 이상 늘어난다. 신청 자격은 공고일 기준 서귀포시에 소재한 비영리 단체 또는 기관으로, 4대 사회보험 가입이 필수다. 종교시설(교회·사찰 등), 임의단체(동호회·부녀회 등), 경로당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
글로벌 브랜드 빌더 기업 더파운더즈(각자대표 이선형·이창주)가 운영하는 글로벌 뷰티 브랜드 아누아(ANUA)가 11월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올리브영N 성수 트렌드팟에서 국내 첫 단독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번 팝업은 아누아의 베스트 라인인 PDRN의 신제품 ‘PDRN 캡슐 미스트’ 론칭을 기념해 마련됐다. ‘수분이 피부에 착륙하는 순간’을 주제로 한 ‘수분행성’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은, 마치 행성을 탐험하듯 오감으로 수분 케어를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전시로 구성됐다. 팝업 내부는 수분 측정 체험존, DIY 키링 체험존, 럭키드로우 이벤트존 등으로 나뉘어 있다. 방문객은 자신의 피부 수분 상태를 확인하고, 신제품 ‘PDRN 캡슐 미스트’를 직접 사용해보며 제품을 나만의 스타일로 꾸밀 수 있다. 또한 세럼·토너·크림·패드·마스크팩 등 PDRN 라인 전 제품을 한자리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구매 금액대별 할인, 한정판 키링과 타포린 백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번 팝업의 중심인 ‘PDRN 캡슐 미스트’는 구독자 43만 명을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 ‘뽀용뇽’과의 협업으로 개발됐다. 론칭 직후 오픈 10시간 만에 기획 세트가 완
LIG넥스원(대표이사 신익현)이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방산전시회 ‘Defense & Security(D&S) 2025’에 참가해 첨단 방위 기술을 선보인다. ‘D&S’ 전시회는 태국 국방부 주관으로 격년 개최되는 동남아 최대 규모의 육·해·공 통합 방산전시회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는 50개국 500여 개 방산기업이 참가해 최신 무기체계와 기술력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파트너의 힘(The Power of Partnership)’으로, 세계 각국의 국방부 관계자와 글로벌 방산기업들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교류의 장이 될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미래 전장 환경에 대응하는 통합 방위 솔루션을 선보인다. 해군 분야에서는 함정전투체계(CMS)를 비롯해 해궁, 해성, 청상어 등 대표 해상 방어체계를 중심으로 기술력을 소개한다. 또한 육군과 공군을 아우르는 신궁, 천궁, 현궁, KGGB(정밀유도폭탄) 등 첨단 무기체계도 함께 전시한다. 회사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단순한 무기체계 수출을 넘어 태국 군 및 현지 방산업체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등 다양한
HD현대중공업이 글로벌 해운사 리저널 컨테이너 라인(Regional Container Lines, RCL)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하며 조선 부문에서 또 한 번 성과를 올렸다. HD현대중공업은 11월 10일, RCL과 총 4353억 원 규모의 선박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양사 간 첫 협력으로, 향후 추가 프로젝트로의 확장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1만3800TEU급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길이 337m, 너비 51m, 높이 27.3m의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배기가스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가 탑재된다. 선박은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건조돼 2028년 10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RCL은 태국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해운사로, 운항 선복량 기준 세계 21위에 해당한다. 이번 계약은 HD현대중공업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한 사례로, 향후 협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만 총 61척을 수주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28척, 2023년 29척 대비
국립과천과학관(관장 한형주)이 개관 17주년을 기념해 11월 14일(금)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상설전시관을 무료로 개방하는 특별 야간 행사 ‘과밤(科밤)’을 연다. 이번 행사는 과천과학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상설전시관 야간 개방으로, 시민들이 퇴근 후에도 과학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과학문화 축제다. ‘과밤’은 전시 해설, 만들기 체험, 과학 공연, 천문관측, 푸드트럭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은 전시관을 자유롭게 둘러보는 것은 물론, 전문 해설사의 안내를 통해 주요 전시물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중앙홀 2층에는 다섯 가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 연계 체험존이 마련되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과학 원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중앙홀 1층에서는 과학마술쇼와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과학 퀴즈 타임이 진행된다. 천체투영관에서는 특별 영상이 상영되고, 천문대에서는 별빛 관측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야간 과학체험의 묘미를 더한다. 야외전시장에는 푸드트럭 ‘야미존’이 들어서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으며, 과천과학관은 행사 시간 동안 무료 입장과 무료 주차를 제공한다. 또한 쾌적하고 안전한
노동시장의 시계가 느려지고 있다.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여전히 60세 언저리에서 멈춘다. 사람들은 말한다. 인생 100세 시대라는데, 60세 이후는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그렇게 ‘정년연장’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든다. 정치권에서는 공약으로, 기업은 부담으로, 청년층은 불안으로 받아들인다. 그만큼 이 주제는 단순히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의 생존감각이 충돌하는 문제다. 한국의 법정 정년은 60세다. 2013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법 개정으로 정년 60세가 의무화된 지 이제 겨우 10년 남짓. 그사이 기대수명은 83세를 넘어섰고, 은퇴 이후의 삶은 20년이 넘는 새로운 생애주기가 됐다. 문제는 이 20년이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생계와 존엄이 걸린 시간이라는 것이다. 물가가 치솟고, 퇴직금과 연금만으로는 버틸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많은 이들은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정년연장에 찬성하는 쪽의 논리는 단순하다. 늙었다고 해서 일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의료 기술과 건강 수준이 크게 향상된 지금, 60세는 더 이상 노년이 아니다. 오히려 경륜과 경험을 가진 인력의 조기 퇴출이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낮춘다는
가을이 깊어지면 공기가 달라진다. 유난히 차가운 공기 속에 희미한 조명 아래서 울려 퍼지는 응원의 함성, 그리고 한순간에 터지는 환호와 침묵의 교차. 그것이 바로 가을 야구다. 정규 시즌 내내 묵묵히 뛰던 선수들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던지고, 치고, 달리는 이 짧은 계절은 단지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선다. 가을 야구는 사람의 인생과 닮았다. 노력의 계절을 지나, 운과 집중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찰나의 무대. 한순간의 영광과 아쉬움이 뒤엉킨 그곳에는 ‘끝’이 아닌 ‘기억’이 남는다. 야구는 통계의 스포츠라지만, 가을 야구만큼은 숫자가 이길 수 없는 감정의 경기다. 시즌 동안 3할 타율을 유지한 타자가 가을만 되면 침묵하고, 마운드 위에서 흔들리던 투수가 가을에는 괴물처럼 변한다. 찬바람이 불면 누군가는 눈빛이 달라지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무너진다. 이 모든 변화는 계산되지 않는다. 그저 ‘가을의 공기’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심리전이자 운명의 장난이다. 가을 야구는 늘 이별을 품고 있다. 매년 이 무렵이면 우리는 누군가의 마지막을 본다. 은퇴를 선언하는 베테랑, 부상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선수, 그리고 올해도 우승 반지를 놓친 팬들의 허탈함까지. 승자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