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세운 왕, 원성왕 먼 산자락에는 구름이 걸려 있었고, 남쪽으로 흐르는 강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천 년 전에도, 지금도. 하지만 바람이 전하는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다. 그 시대의 이름이, 신라의 한 왕이 바람 속에서 조용히 속삭이고 있었다. 원성왕(元聖王). 그는 혼란의 시대를 살았다. 삼국통일 이후 신라는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왕위는 피바람 속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왕이 바뀔 때마다 귀족들은 충성을 갈아타고, 강한 자만이 살아남았다. 그런 시대에, 그는 왕이 되었다. 그리고 신라는 또 다른 길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혼란의 시대를 뚫고 왕이 되다 원성왕은 신라의 38대 왕이었다. 그의 즉위는 단순한 왕위 계승이 아니었다. 통일 후 신라는 왕권이 흔들리고 있었다. 무열왕계와 문무왕계의 혈통이 엇갈리며 왕위 다툼이 계속되었고, 진골 귀족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 했다. 그 와중에, 그는 왕이 되었다. 스스로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싸워야 했고, 왕이 된 후에도 끊임없이 정적을 견제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권력을 지키는 데 머물지 않았다. 신라가 더 이상 왕위 다툼에만 휘둘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라가 다시 강해지려면, 새
영토를 넓히고 길을 닦다, 신라 진흥왕 오래전 한 사내가 거센 바람을 맞으며 산을 올랐다. 높은 곳에서 멀리까지 신라의 땅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생각했다. 이 나라가 더 넓어져야 한다고. 신라의 왕이라면, 백성들이 갈 길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그 사내는 바로 진흥왕(眞興王). 그는 단순한 왕이 아니었다. 신라의 지도를 다시 그렸고, 나라를 강하게 만들었으며, 백성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주기 위해 길을 닦았다. 그가 만든 길 위에서 신라는 걷고 또 걸어 결국 삼국을 통일하는 나라로 나아갔다. 영토를 넓히다, 신라의 경계를 새로 그리다 진흥왕이 즉위했을 때 신라는 아직 작은 나라였다.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하고 왕권을 세웠지만, 신라의 힘은 충분하지 않았다. 삼국은 서로 싸우고 있었고, 백제와 고구려는 이미 강한 나라였다. 그러나 진흥왕은 달랐다. 그는 신라가 더 이상 작은 나라로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군대를 이끌고 북으로, 서쪽으로 나아갔다. 한강 유역을 차지하고, 백제의 영토를 빼앗았다. 한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었다. 그것은 경제의 중심지였고, 물자가 오가는 길이었으며, 삼국이 모두 탐내는 땅이었다. 진흥왕은 그 땅을 차지함으로써 신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