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낡은 깃발을 내리고, 새로운 별을 달기 시작했다. 그 별은 하나의 빛이 아니라, 열세 개의 빛이었다. 각기 다른 땅과 이익, 전통과 방식을 가진 주들이, 겨우 하나의 이름을 공유하며 미국이라는 실험을 시작했다. 1789년 봄, 조지 워싱턴이 취임했다. 그는 말이 없었고, 상징이 되었으며, 곧 제도가 되었다. 백마를 타고 도시에 입성하지 않았고, 사치를 걸치지도 않았다. 그는 왕이 아니었기에 더욱 존경받았다. 대통령이라는 이름은 낯설었지만, 그가 앉은 자리는 단정했고, 조용했다. 수도는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으로 옮겨졌다. 강변의 땅에 흙과 돌을 얹고, 건물을 올리며 사람들은 ‘국가’라는 개념에 벽돌을 쌓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미완성이었고, 거리엔 진흙이 많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믿고 있었다. 이제는 말이 아닌 제도가 나라를 지켜줄 거라는 희망을. 그러나 나라는 하나였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둘 이상이었다. 알렉산더 해밀턴은 중앙정부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었고, 토머스 제퍼슨은 주(州)의 자율과 농민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논쟁은 담백하지 않았다. 그 속에는 철학과 계급, 도시와 농촌, 금융과 토지라는 오래된 균열이 숨겨져 있었다
여름이었다. 그리고 그 여름은 그들 생애 가장 조용하지 않은 여름이었다. 땅 위에 흩어진 식민지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지녔던 소속과 습관, 말과 법이 이제는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그들이 한때 경외심으로 바라보던 왕은, 이제는 먼섬 彼岸에 앉아 세금과 명령만을 보낼 뿐이었다. 왕의 문장은 더 이상 권위가 아니었고, 의회의 결정은 식민지 사람들의 고통 위에 올라앉은 듯했다. 1776년 7월. 필라델피아. 한 회의실 안, 문이 닫히고, 창문 사이로 더운 바람이 들어왔다. 무거운 공기 속에서 한 문서가 조용히 읽혀졌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창조주는 그들에게 생명과 자유,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부여하였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방 안의 사람들은 숨을 멈췄다. 종이는 가벼웠지만, 그 말은 무거웠다. 그 말은 전쟁을 뜻했고,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출발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알았다.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과거의 복종과 현재의 불만 사이, 그들은 미래를 걸고 결단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대지는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농부들은 총을 들었고, 대장장이들은 칼을 만들었으며
대지는 아직 아무 이름도 갖지 못한 채 있었다. 나무들은 계절이 흐를 때마다 단정히 잎을 갈아입었고, 강물은 큰 바위에 부딪히며 먼 곳으로 흘러갔다. 그곳은 인디언이라 불린 이들의 땅이었다. 그들은 물소리를 들으며 사냥을 했고, 별자리를 따라 옮겨 다녔다. 울창한 숲과 푸른 초원이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조용히 피어오른 모닥불은 마을의 중심이었다. 그 평화로운 낯섦 속으로 바람을 거슬러온 이방의 배들이 닿았다. 영국에서, 프랑스에서, 네덜란드에서 온 남자들은 낯선 바다를 건너온 자부심으로 가슴을 부풀리고 있었고, 그들이 내딛는 첫 걸음마다 대지는 흔들렸다. 1607년, 제임스타운. 버지니아의 해안에 첫 정착촌이 세워졌다. 허기진 배들의 짐칸에서 꺼낸 도끼와 못, 그리고 믿음의 이름으로 불린 성경책은 대지 위에 첫 흔적을 남겼다. 나무는 베어졌고, 말뚝은 박혔으며, 토담은 쌓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 땅을 이해하지 못했다. 기후도, 작물도, 이웃도. 여름은 더웠고, 겨울은 길었다. 식량은 쉽게 썩었고, 말은 잘 통하지 않았다. 굶주림과 질병이 그들의 마을을 삼켰다. 처음 100명 중 절반이 첫 해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 땅을 배워나갔다. 인디언들과 불안한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