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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미국사, 식민지 시대 (Colonial Era, 1607~1776년)


대지는 아직 아무 이름도 갖지 못한 채 있었다. 나무들은 계절이 흐를 때마다 단정히 잎을 갈아입었고, 강물은 큰 바위에 부딪히며 먼 곳으로 흘러갔다. 그곳은 인디언이라 불린 이들의 땅이었다. 그들은 물소리를 들으며 사냥을 했고, 별자리를 따라 옮겨 다녔다. 울창한 숲과 푸른 초원이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조용히 피어오른 모닥불은 마을의 중심이었다.

 

그 평화로운 낯섦 속으로 바람을 거슬러온 이방의 배들이 닿았다. 영국에서, 프랑스에서, 네덜란드에서 온 남자들은 낯선 바다를 건너온 자부심으로 가슴을 부풀리고 있었고, 그들이 내딛는 첫 걸음마다 대지는 흔들렸다.

 

1607년, 제임스타운. 버지니아의 해안에 첫 정착촌이 세워졌다. 허기진 배들의 짐칸에서 꺼낸 도끼와 못, 그리고 믿음의 이름으로 불린 성경책은 대지 위에 첫 흔적을 남겼다. 나무는 베어졌고, 말뚝은 박혔으며, 토담은 쌓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 땅을 이해하지 못했다. 기후도, 작물도, 이웃도. 여름은 더웠고, 겨울은 길었다. 식량은 쉽게 썩었고, 말은 잘 통하지 않았다. 굶주림과 질병이 그들의 마을을 삼켰다. 처음 100명 중 절반이 첫 해를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 땅을 배워나갔다. 인디언들과 불안한 동맹을 맺었고, 옥수수를 심고 담배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담배는 흙에서 금처럼 자라났고, 곧 유럽으로의 무역이 시작되었다. 식민지는 자본이 되었다.

 

17세기 중반, 청교도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신앙의 망망한 땅을 찾아 메이플라워호에 몸을 실었다. 매사추세츠 만에 도착한 그들은 회중 정치의 전통과 금욕적 삶을 토대로 공동체를 세웠다. 기도와 노동, 그리고 차가운 겨울 속에서 그들은 버텨냈다. 학교와 교회가 함께 세워졌고, 회의장은 마을의 정신이 되었다.

 

13개의 식민지가 하나둘 뿌리를 내렸다. 북부는 상공업과 신앙의 땅이었고, 남부는 농장과 노동의 땅이었다. 땅은 갈렸고, 사람들도 갈렸다. 남부의 대농장들은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로 유지되었고, 그들의 노래와 눈동자는 침묵 속에서만 흐를 수 있었다.

 

보이지 않는 선이 생겼다. 북부는 도덕을 말했고, 남부는 이익을 말했다. 그러나 아직 그들은 하나의 ‘미국’이 아니었다. 모두가 서로를 외면한 채, 유럽의 왕과 의회에 조용히 복속되어 있었다. 왕의 초상화는 공공장소에 걸려 있었고, 영국의 법률은 머리 위에 떠 있었다.

 

하지만 땅은 말을 걸기 시작했다. 대서양을 넘은 지시가 현실과 어긋났고, 세금은 늘어났으며, 언론은 경계심을 품었다. 인쇄기에서 뿜어져 나온 작은 글자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낙엽처럼 뿌려졌다.

 

1754년, 프랑스와 인디언 전쟁. 그 전쟁의 뒤편에서 식민지 사람들은 자신들의 힘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군대를 조직했고, 물자를 보냈으며, 전투에 참여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자 영국은 더 많은 세금을 요구했다. 설탕세, 인지세, 차세.

 

보스턴의 부두에는 화가 난 사람들이 모였다. 1773년, 차 상자가 바다로 던져졌고, 파도는 더 이상 조용히 일지 않았다. ‘보스턴 차 사건’은 불꽃이 되었고, 조용히 흘러가던 강물은 이제 돌을 던진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했다.

 

대지의 아래에서는 이제 다른 맥박이 뛰고 있었다. 벤자민 프랭클린,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이름들은 기록보다 앞서 전설처럼 퍼져갔다. 그들은 법과 신념을, 농장과 펜을 무기로 삼았다.
그리고 마침내 1776년, 펜실베이니아의 한 회의장에서 독립 선언이 채택되었다. 사람들은 “자유”라는 단어 앞에서 조용히 숨을 멈추었다. 그 해 여름, 땅은 새로운 이름을 품게 되었다.

 

이름 없는 대지에서 시작된 이 긴 이야기의 서문은, 그렇게 마무리되고 있었다. 그러나 진짜 이야기는, 이제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