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리 애를 써도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구나. 계획이란 건 세워봤자 헛일이고, 기대란 건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속 편한 것 아닐까 싶다.
정치는 말할 것도 없다. 누구를 뽑으면 나라가 바뀔 것 같지만, 결국엔 돌고 돌고 도는 게 이 판이다. 바뀌는 건 얼굴뿐이고, 정책이니 개혁이니 떠들어대지만, 정작 서민들 삶은 늘 거기서 거기다. 기대를 하면 실망만 남고, 그래도 뭐라도 바뀌겠지 하며 찍은 한 표가 돌아오는 건 또 다른 약속뿐이다.
자식은 또 어떤가. 부모 속을 썩이는 게 본능이라지만, 그래도 애써 키운 만큼은 보답을 바라게 된다. 하지만 그럴 줄 아나. 내 자식이 남의 자식 같고, 남의 자식이 내 자식처럼 보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부모 말 한마디에 인생이 휘청일 수도 있지만, 정작 애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부모가 아무리 애를 써도 자식 인생은 자식 것이지, 내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나를 낳아 키운 분들이라지만, 갈수록 답답해진다. 한 세대 차이밖에 안 나는데도 말이 안 통하고, 가치관은 산 너머 강 건너다. 애를 써서 모시고 잘해드려도, 늘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결국, 부모 자식 관계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중 하나다.
주식과 부동산, 코인은 또 어떤가. 오를 것 같아서 사면 떨어지고, 다들 끝났다고 할 때 뛰어들면 급등한다. 이게 바로 시장의 생리다. 내 판단이 늘 틀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장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가 많으면 뭐 하나, 결국 내 돈 넣고 나면 이상하게도 반대로 간다. 버티면 버틸수록 더 깊이 빠지고, 손절하면 바로 튀어 오른다.
진학과 사업도 다르지 않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 갈 줄 알았고, 좋은 대학 가면 인생이 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졸업장을 쥐고도 갈 곳이 없고,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말은 허황되게 들릴 뿐이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기회를 보고 준비를 해도, 예상치 못한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 남들이 볼 때는 성공해 보일지 몰라도, 당사자는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중이다.
결국,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거다. 내 뜻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기대하면 실망하고, 계획하면 꼬인다. 그래도 어쩌겠나.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인정하고 살아가야지.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이 빠지는 진흙탕 같은 삶, 그래도 이왕이면 웃으며 걸어가 보는 수밖에.
그러다 보면 좋은 날도 온다. 때로는 우연한 기회가 찾아오고, 예상치 못한 행운이 따라올 때도 있다. 모든 게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끝까지 버티고 나면 결국 빛이 보이는 순간이 있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것, 그리고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