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창문을 두드렸다. 바람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다. 노란 은행잎 몇 개가 바람도 없이 스스로를 놓아 땅에 내려앉았다. 그걸 내려다보며 나는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것은 참으로 많은 모양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요즘 젊은이들은 손가락으로 작은 하트를 만들어 보인다. 검지를 접고 엄지를 살짝 걸쳐 올리면, 그 끝에 조그맣게 하트가 하나 떠오른다. 그것은 마치 손끝에서 피어난 작은 꽃과도 같아서, 보낸 사람도 받는 사람도 그 안에 담긴 따스한 마음을 어렴풋이 느낀다. 이 작은 몸짓 하나로 마음을 전한다는 것이,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런 작은 하트가 거리를 넘고, 스크린을 넘어 마음과 마음을 잇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사랑의 표현은 변한다. 내 어릴 적엔, 좋아하는 아이의 가방에 작은 꽃 한 송이를 살며시 꽂아두는 것으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때로는 조약돌에 얼굴을 그려 주머니에 넣어 주기도 했다. 글로 쓰지 않아도, 말로 하지 않아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모티콘 하나로, 짧은 메시지 하나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다. 말로 하기 쑥스러운 감정들을 작은 하트 하나가 대신해주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방식이 틀렸던 것은 아니다. 편지를 써 내려가며 한 획 한 획에 마음을 담는 것처럼, 하트 하나를 건네는 것도 또 하나의 언어가 된다. 한 사람이 내미는 손끝 하트가, 눈짓으로 건네는 미소만큼이나 따스할 수도 있음을 이제는 안다.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 변해도, 그 안에 담긴 따스함은 변하지 않는다. 손끝의 작은 하트 하나가, 혹은 휴대폰 속 빨간 하트 하나가, 누군가에게 하루를 환하게 밝혀줄 수도 있다. 때로는 그것이 잎을 떨구는 은행나무처럼 조용하고 담담한 사랑일 수도 있고, 혹은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처럼 가슴 뛰는 설렘일 수도 있다.
오늘도 누군가는 작은 하트를 보내고, 또 누군가는 그 하트를 받으며 웃을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무언가로, 우리 사이를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