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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한담

전자레인지에 물컵 하나 넣으면 생기는 기적

집에서 남은 음식을 데울 때 전자레인지를 켜지만, 음식 일부는 뜨겁고 다른 부분은 차갑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밥이나 빵, 치킨 같은 음식에서 특히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전자레인지 속에서 음식이 불공평하게 열을 받는 느낌인데,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물컵 하나를 전자레인지 안에 함께 넣는 것이다.

 

 

이 팁은 단순한 생활의 지혜가 아니라 전자레인지의 물리적 작동 원리와 관련이 있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라는 전자기파를 방출해 음식 속 수분 분자를 빠르게 진동시키며 열을 만든다. 문제는 음식 속 수분이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분이 많은 부분은 빨리 데워지고, 적은 부분은 느리게 데워진다. 게다가 전자레인지 내부에는 마이크로파 세기가 균일하지 않아 ‘핫스팟’과 ‘콜드스팟’이 생긴다.

 

여기에 물컵을 넣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물은 마이크로파를 흡수해 안정적인 열원 역할을 한다. 물이 가열되며 발생하는 수증기가 전자레인지 내부 습도를 높여 음식 표면이 마르는 것을 막는다. 동시에 마이크로파가 물과 음식에 분산돼 닿으면서 특정 부분만 과열되는 현상이 줄어든다. 물컵이 전자레인지 안에서 ‘열의 완충 장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차가운 밥을 데울 때 밥 표면이 금세 건조해지고 딱딱해지지만, 물컵을 함께 넣으면 수증기가 밥알 사이로 스며들어 촉촉함을 유지한다. 빵이나 피자도 마찬가지다. 물컵 덕분에 빵결이 푸석해지지 않고, 피자의 치즈도 마르지 않은 채 부드럽게 녹는다. 냉동 고기나 찌개를 데울 때도 표면이 타거나 속이 덜 익는 상황이 줄어든다.

 

물컵은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머그컵이나 내열유리컵에 물을 2/3 정도 채우면 된다. 너무 가득 채우면 끓어 넘칠 수 있고, 너무 적으면 금세 증발해 효과가 줄어든다. 컵은 음식 옆에 두고 함께 가열하면 된다. 다만 기름이 많은 음식이나 수분이 거의 없는 음식에는 이 방법이 크게 필요 없을 수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물을 전자레인지에 오래 가열하면 ‘과열 현상’이 일어나 컵을 꺼낼 때 갑자기 물이 끓어오르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2~3분 이상 물만 장시간 가열하는 것은 피하고, 꺼낼 때는 반드시 손잡이나 장갑을 써야 한다.

 

이 팁은 가정뿐 아니라 1인 가구, 직장 구내식당, 카페에서도 활용된다. 일부 카페는 전자레인지 옆에 물컵을 비치해 빵을 데울 때 함께 넣도록 안내한다. 손님은 갓 구운 빵 같은 촉촉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물컵 하나로 음식의 온도 편차를 줄이고 식감을 지킬 수 있다. 과학 원리를 알면 편리한 팁이 아니라 전자레인지의 약점을 보완하는 합리적인 방법이 된다. 다음에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넣기 전, 부엌 한쪽에 놓인 머그컵을 떠올려 보자. 그 한 잔의 물이 식탁을 훨씬 맛있게 바꿔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