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근육감소는 단순히 힘이 빠지는 문제가 아니라 삶의 질과 직결된다. 근력이 줄어들면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넘어져 골절 같은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근육을 지키는 방법은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런데 보통 단백질 보충이나 운동 같은 흔한 이야기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생활 습관과 작은 실천들이 근육 건강을 유지하는 데 훨씬 큰 영향을 준다.
아침 햇빛을 쬐는 습관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뼈 건강에만 좋은 줄 알았던 비타민 D가 근육의 힘을 지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침 9시 전후로 10분 정도 햇빛을 쬐면 비타민 D가 자연 합성되고, 동시에 생체리듬이 안정돼 밤에 깊은 수면을 유도한다. 숙면은 곧 근육 회복과 연결되니, 단순한 산책 이상의 효과를 낳는다.
무거운 아령보다도 더 중요한 건 신경 근육을 깨우는 저강도 운동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 자체보다 신경의 반응 속도가 떨어져 근육을 잘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발가락으로 수건을 잡아 끌어오거나, 손가락을 강하게 오므렸다 펴는 단순한 동작들이 신경 자극을 활성화해 근육을 다시 깨워 준다. 의자에 앉아 발목을 천천히 돌리는 것도 같은 효과가 있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꾸준히 하면 걸음걸이가 안정되고 넘어질 위험도 줄어든다.
단백질 섭취는 양보다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대부분 아침이나 점심에 단백질을 챙기고 저녁에는 가볍게 먹고 끝내는 경우가 많지만, 근육 합성은 밤에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이때 단백질이 부족하면 회복이 늦어지고 근육 손실이 빨라진다. 닭가슴살, 두부, 달걀, 두유 같은 소화 잘 되는 단백질을 저녁 식사에 포함시키는 게 근육을 오래 지키는 비결이다.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번갈아 사용하는 샤워도 의외의 방법이다. 뜨거운 물은 혈관을 확장시켜 근육을 이완시키고, 차가운 물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를 다시 중심으로 끌어당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순환이 활발해지고, 근육으로 산소와 영양 공급이 원활해진다. 운동 후 회복뿐 아니라 평소 근육의 생명력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근육 감소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근육 불균형이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약해지면 조금만 흔들려도 쉽게 넘어지고, 작은 사고가 큰 부상으로 이어진다. 눈을 감고 한 발로 10초 서 있기, 쿠션 위에서 발을 옮기기, 벽을 짚고 뒤꿈치를 들어 올리기 같은 균형 운동은 작은 근육들을 활성화해 몸의 중심을 안정시킨다. 나이가 들어도 똑바로 걷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훈련이다.
장 건강 역시 근육과 무관하지 않다. 단백질을 먹어도 소화 흡수가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 합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소화 효소와 장내 미생물이 줄어 흡수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김치, 된장, 요구르트 같은 발효 식품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장이 건강해야 단백질이 근육으로 전환되고, 근육 감소 속도도 늦출 수 있다.
근육은 몸의 움직임에만 쓰이는 게 아니다. 웃음, 목소리, 감정 표현 같은 작은 활동도 근육 운동이다. 웃지 않으면 얼굴 근육이 약해지고, 큰 소리로 말하지 않으면 호흡 근육이 줄어든다. 감정을 억누르면 신경과 근육의 회로 자체가 둔해진다. 하루 10분 책을 소리 내어 읽거나 좋아하는 노래를 따라 부르고, 거울을 보며 크게 웃는 것만으로도 숨은 근육을 깨울 수 있다. 이 활동들은 근육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근육을 지키는 방법은 거창하지 않다. 햇빛을 쬐고, 저녁에 단백질을 챙기고, 손끝 발끝을 움직이며, 균형을 잡는 작은 연습을 반복하는 것, 장을 튼튼히 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 이런 사소한 생활 습관들이 모여 근육을 오래 살아 있게 한다. 결국 근육은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일 때 가장 강하게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