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 세계대전과 초강대국의 부상(1941~1945년)
그 전쟁은 먼 대륙에서 시작되었다. 유럽의 거리엔 철모가 보였고, 도시엔 깃발이 나부꼈고, 기차는 병사들을 싣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사람들은 다시 절망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한때 평화를 말하던 목소리는 사라지고, 고요한 대지 위엔 부서진 건물의 잔해만 남았다. 미국은 그 전쟁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그들은 지난 전쟁을 기억하고 있었고, 다시는 외국의 피비린내 속으로 자신의 아들들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고립은 이념이 되었고, 중립은 방패가 되었다. 그러나 전쟁은 언제나 문을 두드리지 않고 들어왔다. 1941년 12월 7일. 하와이, 진주만. 아침의 햇살이 해안선을 비추던 그때, 하늘엔 낯선 비행기들이 나타났고, 포탄은 순식간에 바다를 뒤집었다. 배가 기울었고, 불길이 솟았으며, 그날 수천 명이 죽었다. 그것은 전쟁이 아니라, 결정이었다. 다음 날, 루스벨트는 의회에서 말했다. “12월 7일, 수치의 날로 기억될 것이다.” 그리고 미국은, 다시 세계의 전쟁터에 들어섰다. 전쟁은 먼 나라의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배낭을 꾸렸고, 공장은 총과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자동차 대신 탱크가 조립됐고, 가정의 냄비는 고철로 바뀌었다. 아이들은 고철을 모았고, 어머니
- 헤드라인경제신문 기자
- 2025-03-30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