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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의 포식자, 새끼 품은 담비가 돌아왔다

광릉숲이 다시 한 번 생태계의 보고임을 입증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최근 무인센서카메라를 통해 포착된 담비 가족의 모습을 공개하며, 멸종위기종의 안정적 번식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렸다. 영상에는 두 마리의 새끼 담비가 어미의 뒤를 졸졸 따르는 장면이 담겼으며, 전문가들은 이들이 올봄에 태어난 생후 약 100일 된 개체로 추정하고 있다.

 

 

담비는 우리나라 산림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포식자로, 생태계 상위 포식자가 꾸준히 발견된다는 사실은 해당 지역의 생물다양성과 먹이사슬 구조가 온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담비는 대체로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새끼를 낳고, 약 4~5개월 만에 어미와 구분이 어려울 만큼 성장한다. 이번 촬영은 새끼 담비들이 어미와 함께 서식지 이동을 하며 생존 기술을 습득하는 모습이 담긴 것으로, 학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광릉숲에 서식하는 담비 개체군은 알려진 수컷 2마리, 이번에 새끼를 낳은 암컷 외에도 인근 산림에 3~5개 무리, 약 6~10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국내 평균보다 높은 밀도다. 광릉숲이 담비에게 얼마나 안정적이고 풍부한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처럼 담비는 단일 종이 아닌, 전체 생태계의 균형을 보여주는 '우산종'으로서 의미가 크다. 이 종이 살아가기에 적합한 환경은 곧 다른 수많은 생물의 공존을 가능케 하는 기반이 된다.

 

이상규 한국야생동물생태연구소 소장은 “이번 영상은 담비가 둥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며, 새끼의 크기 차이는 자연스러운 성장 차이거나 성별 차이일 수 있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담비 생태 연구의 방향을 잡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릉숲은 단순히 아름다운 숲을 넘어 멸종위기종의 안전지대로 자리 잡고 있다. 국립수목원은 경기북부야생동물구조센터, 지역 자치단체와 함께 불법 수렵 도구 제거, 서식지 복원, 지역 주민 대상 교육 및 홍보 활동 등을 통해 숲의 생태계를 지키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광릉숲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핵심 공간으로, 담비 가족의 등장은 그동안의 보전 활동이 만들어낸 값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보호 활동을 통해 광릉숲이 살아 숨 쉬는 생태계의 상징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연은 인간의 노력을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