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정의 핵심 소재인 액상 PID(Photo Imageable Dielectric) 개발을 마치고 본격적인 AI·고성능 반도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번 성과는 일본 기업들이 주도해 온 PID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행보로,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LG화학의 영향력을 한층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ID는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미세 회로를 형성하는 감광성 절연재로, 전기 신호의 정밀도를 높이고 성능과 신뢰성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소재다. 특히 AI 반도체와 같은 고성능 제품일수록 회로가 더 정밀해지기 때문에 PID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LG화학이 개발한 액상 PID는 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고 저온에서도 안정적으로 경화되며, 수축률과 흡수율이 낮아 공정 안정성을 높였다. 또한 과불화화합물(PFAS), 유기용매(NMP, 톨루엔) 등을 첨가하지 않아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도 용이하다.
여기에 더해 LG화학은 디스플레이·자동차·반도체 등 전자 소재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필름 형태의 PID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액상 PID는 대형 기판에서 균일한 도포와 양면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LG화학의 필름 PID는 라미네이션 방식으로 부착해 대형 기판에서도 균일성을 유지하고, 높은 강도와 낮은 수분 흡수율로 반복적인 온도 변화에도 균열을 최소화했다. 또한 기존 기판 업체들이 보유한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공정 효율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LG화학은 고객의 첨단 패키징 혁신을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단순한 소재 공급을 넘어 고객과 함께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화학은 이번 액상·필름 PID 외에도 △패키지 기판의 기반 소재 CCL(동박 적층판) △반도체 칩 접착용 DAF(칩 접착 필름) △HBM 고성능 메모리 패키징용 NCF(비도전성 필름) △고다층 구조를 구현하는 BUF(적층 필름) 등 다양한 핵심 후공정 소재를 개발·양산하며 글로벌 반도체 소재 시장에서 입지를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