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세계 최초의 반려견용 SGLT-2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펫(ina bogliflozin)’의 품목 허가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엔블로펫’은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인체용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정’을 반려동물의 생리적 특성에 맞는 용량으로 재구성해 개발한 약물이다. 사람용 당뇨 치료제에서 검증된 기전을 반려견에게 적용한 것으로, 동물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엔블로펫’은 당을 소변으로 배출해 혈당을 조절하는 SGLT-2 억제 기전을 적용했다. 인슐린 단독 투약에 의존하던 기존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슐린 의존도를 낮춰 보다 안정적인 혈당 관리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이 같은 작용 방식 덕분에 치료 과정에서 인슐린 과다 투여로 인한 저혈당 쇼크나 부족 시 발생할 수 있는 케톤산증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엔블로펫을 투여한 반려견의 약 73.3%는 혈당 조절 지표인 프럭토사민 수치가 유의미하게 개선됐으며, 60%는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감소했다. 또한 대부분의 사례에서 인슐린 사용량이 안정화되거나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 병용 요법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반려견 당뇨병은 사람의 제1형 당뇨병과 유사해 인슐린이 필수적이지만, 인슐린만으로는 장기적인 혈당 조절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엔블로펫’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해 질환의 악화 속도를 늦추고,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에게 더 나은 치료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동물용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2024년 5억4700만 달러(한화 약 7374억 원)에서 2033년 11억 달러(약 1조485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이번 ‘엔블로펫’ 개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동물의약품 신약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반려견 아토피 치료제를 비롯해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해외 동물의약품 전문 기업들과의 기술 수출 협의도 진행 중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엔블로펫은 인슐린 단독 투여 외에 선택지가 없던 반려견 당뇨병 치료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SGLT-2 억제제 기전을 활용한 다양한 동물용 치료제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