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 트렌드의 키워드 중 하나는 ‘토핑경제(Topping Economy)’다. 이는 소비자가 단순히 완성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취향과 개성에 따라 다양한 옵션과 요소를 조합해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는 흐름을 의미한다. 마치 마라탕이나 요거트를 주문할 때 원하는 재료를 선택하는 것처럼, 이제 소비자는 스스로 제품의 공동 설계자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화제를 모은 컴포즈커피의 ‘컴포즈콤보’를 들 수 있다. 고객이 기본 음료를 고른 뒤 시럽, 토핑, 휘핑크림, 사이즈 등 다양한 옵션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메뉴다. 이 서비스는 출시와 동시에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관련 바이럴 영상은 단 3일 만에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단순한 커피 한 잔이 아닌 ‘나만의 레시피’를 완성하는 경험이 소비자들에게 강한 만족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토핑경제는 단순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넘겨주고, 그 선택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자신이 고른 토핑이 한 스쿱의 평범한 아이스크림을 특별한 디저트로 만들어 주듯, 소비자는
요즘 사람들은 말한다. 아무거나 먹는다고, 다 잘 먹는다고, 뭐든 괜찮다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아무거나'는 사실 하나하나 골라 낸 것들의 모음이다.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고를 때도,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고를 때도, 우리는 어딘가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무수한 것들을 머릿속에 펼쳐놓고 그중 하나를 선택한다. 그렇게 우리는 선택이라는 행위를 통해 나를 구성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문가'라는 말이 존중받았다. 한 가지 길을 꾸준히 걸어간 사람, 한 분야에서 깊이를 더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하나의 정체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람들, 다양한 관심사와 취향을 가진 이들이 등장했다. 바로 옴니보어다. 뭐든지 먹는 사람, 뭐든지 받아들이는 사람,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스스로의 질서로 엮어내는 사람이다. 그들은 오늘은 힙합을 듣다가 내일은 클래식에 빠진다. 점심은 비건 샐러드를 먹고 저녁에는 삼겹살을 구운다. 유튜브에서는 명상 채널을 구독하면서 틱톡에서는 밈 영상을 본다. 그들이 이리저리 흔들린다고 말할 수 있을까. 오히려 고정된 중심 없이도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는 유연함이 그들의 강점이다. 옴니보어는 다채로움 속에서 스스로의 질서